
성북구에 위치한 A학교에서 학생들의 기본권과 자치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11일을 기점으로 종례를 포함한 모든 학교 일과가 종료된 후, 학교에서 사복으로 환복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되면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행정과 형해화된 학생 자치 실태가 드러났다. 모든 수업과 일과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사복으로 환복하고 교문을 나서는 것을 금지한다는 교칙이다.
모든 학교 일과가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사복으로 환복 금지… 일방적 학교 방침
성북구 소재 A학교는 본래 교내 사복 착용이 금지된 학칙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학생들은 하교 후 학원 이동이나 개인 일정 등 생활상의 편의를 위해, 종례와 수업을 포함한 모든 학교 일과가 종료된 후 학교 안에서 교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교문을 나서는 방식을 택해 왔다. 학교 측 또한 이에 관련한 규제를 따로 시행해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3월 11일, 학교의 태도는 돌변했다. 학교 측은 교사들만의 내부 회의를 거쳐 교문을 나서기 전 사복 환복을 전면 금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수렴 절차나 학생 자치 기구와의 협의는 완전히 배제되었다. 학교의 주인이라 일컬어지는 학생들의 삶에 직결된 규정이, 학생의 의자가 없는 테이블에서 단숨에 바뀐 것이다.
“하교도 학교생활”… 논리 앞세운 자율성 말살
학교 측이 내세운 명분은 “하교 과정 또한 학교생활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논리다. 교문을 나서기 전까지는 학생 생활 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따라서 교내에서 사복으로 갈아입는 행위 자체가 규정 위반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성북구 A학교 3학년 재학생 B군은 이음과의 인터뷰에서 “선생님들은 하교도 학교생활이라며 규제를 정당화하지만, 정작 그 결정을 내릴 때 학생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화나는 것은 우리에게 한마디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실이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로봇이 된 기분”이라고 밝혔다.
“내 옷인데 뺏는다고요?” 적발시 사복 압수
결정 이후 집행 과정 또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학교 측은 모든 학교 일과가 끝난후 사복을 학교 안에서 환복한 사실이 적발될시, 교사가 학생의 옷을 압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일부 교사들은 이를 학생들에게 공지하였다. 이는 학생의 사유 재산을 학교가 임의로 탈취하는 행위로, 교육적 지도를 넘어선 명백한 권력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발 시 가해지는 고압적인 훈계와 압수 조치에 대해 성북구 A학교 3학년 재학생 C군은 이음과의 인터뷰에서 “내 돈 주고 산 내 옷을 학교가 무슨 권리로 뺏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하교할 때마다 교사들의 눈치를 보며 뒤를 돌아보게 되는 상황이 너무 불편하다. 학원 수업이나 개인 일정이 있는 날엔 교복이 불편할 때가 많다. 선생님들은 하교도 학교생활 중 일부라고 하시는데, 그럼 학교 담장을 넘기 전까지 우리의 사생활은 아예 없는건가”라고 전했다.
실종된 민주주의, 형식적인 학생 자치 운영
이번 사태는 성북구 교육 현장에서 학생 자치가 얼마나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제25조는 학교 규칙을 제·개정할 때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A학교의 일방적 교책 시행은 이러한 민주적 절차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학생의 기본권과 학교의 지도권이 충돌하는 가운데, 학교 당국이 학생 자치를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에 나설지가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네요. 제가 사는 지역 내의 학교가 이런 말도 안되는 조치를 교육이란 이름으로 취하다니, 문제가 진짜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