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는 그동안 수행평가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부모의 경제력이 개입하는 공정성 논란 및 사교육 유발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약 7년간 다각도의 제도 개선안을 추진해 왔다. 그 연장선에서 교육부는 지난 2025년 7월 2일 기존 규정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강화 예고안을 발표하고, 해당 연도 2학기부터는 학교 수업 시간 외에 이루어지는 과제형 수행평가와 단순 암기식 평가를 전면 금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에 발맞추어 전국 각 시도교육청 역시 일선 학교에 지침을 하달하며 가정에서 수행해 오는 과제형 과제나, 교실 안팎에서 기계적인 암기를 강요하는 구시대적 평가 방식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금지령이 내려진 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일선 학교 현장의 시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교육 현장의 풍경은 교육부의 선언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서울 강서구에 속한 화곡중학교 학생들은 금지가 명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화곡중학교의 한 학생은 “사회 과목에서는 페들렛을 이용하여 학습지를 푸는 수행평가를 하는데, 푸는 시간이 짧아 사실상 집에서 하는 걸 장려한다. 또한 수업시간이 아닌 아침조회 시간에 영상을 보고 감상문을 쓰는 인성노트가 수행평가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두 학생은 “여러 과목에서 진행하는 학습지는 여전히 집에 가서 채울 수 있다. 그리고 역사 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은 내용을 암기하는 평가 때문에 휴식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하였다.
이렇듯 교육부가 그토록 근절하겠다고 외친 ‘과제형’과 ‘암기식’의 폐해가 여전히 교실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수업 시간 내에 완결되지 못해 가정으로 밀려나는 학습지나, 방과 후 휴식권까지 침해하는 강제 암기식 평가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과 가중된 학습 부담을 고스란히 강요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화곡중 학생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수행평가 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로부터“교사는 규정 내용을 확인하여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였”다는 공식적인 답변까지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행정적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교실 안팎의 현실은 단 1센티미터도 움직이지 않았다. 논란이 된 문제의 수행평가는 아무런 제재 없이 예전과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학교 현장의 이러한 지침 무시와 안일한 대응은 단순히 일개 학교의 행태로 치부하기 어렵다. 규칙은 만들어졌으나 현장 감시와 실효성 있는 처벌이 따르지 않는 행정 공백 속에서, 학생들 사이에는 회의감이 확산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내놓은 지침이 진정한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이 지침이 그저 말뿐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이 뿐 아니라 학생들의 정당한 권리 제기에 귀를 닫은 학교 현장에 대한 엄중한 진상 조사와 함께, 지침 이행 여부를 상시적이고 철저하게 걸러낼 수 있는 단속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도의 실종이 곧 공교육 전반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지기 전에, 교육 당국의 실효성 있는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