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는 편집장 못 하게 한 신문법·잡지법에 헌법소원 청구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이 24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소원 청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문법·잡지법의 미성년자 발행인 제한 조항에 대해서다. 해당 법률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토끼풀 문성호 편집장과 이음 장효주 편집장은 언론사의 발행인이나 편집인이 될 수 없어 현재 두 언론사는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불법 단체’ 신분이다.
이에 따라 사법 리스크는 물론 기사로 인한 분쟁이 생겼을 때 법원까지 가기 전 일차적으로 중재를 맡아주는 언론중재위원회의 보호 시스템이나, 법적 언론으로 등록되었다면 받을 수 있는 50%의 우편료 감면 혜택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과거 대학생 당사자언론 <대학알리>를 재창간하고 운영해 온 차종관 공익저널 기자는 “청소년 당사자언론은 이미 자신들의 가치를 세상에 증명하고 있다”라며 “청소년 교통비 관련 보도와 학생회 문제 보도, 특수교육 대상학생 괴롭힘 관련 보도와 학교 공사 관련 보도, 학생인권조례 관련 보도, 학교 급식실 노동 환경 관련 보도, 대선후보 청소년 공약 관련 보도 등 청소년의 권리와 복리 증진을 위해 활동해 왔다.
특히 ‘기후동행카드 청소년 할인 혜택 추가’ 등을 이끌어낸 사회 변화 성과도 있다. 이는 당사자가 언론 활동을 통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냈고 공익적 가치를 창출한 모범 사례”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언론을 언제까지 불법의 영역에 내버려 둘 것이냐”라고 물었다.
조성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언론노조 임원으로서 응원한다”라며 국회에도 즉각 보완 입법 구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장효주 이음 편집장은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인터뷰를 추진했으나, 법적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지위 때문에 선거 관련 보도를 진행하지 못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청소년 당사자 언론으로써 후보자들의 정책을 질의하고자 한 정당한 취재 활동이 법에 가로막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여성과 노동자는 정치적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다”라는 점을 언급하며 “기사의 가치가 작성자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언론의 책임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와 내용으로 판단돼야 한다. 우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발행인과 편집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우리가 쓴 글에 책임을 지며,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라고 선언했다.
“청소년 언론, 365일 계엄 상태”

헌법소원 청구인인 문성호 토끼풀 편집장은 “신문법 위반으로 누군가 고발하면 문제가 생기기에 두렵다”라면서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장벽이 너무 높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언론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벌금과 최대 징역 1년의 처벌까지 받는다. 단순히 신문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중고등학생 청소년들을 감옥에까지 보낼 수 있다. ‘입 다물고 공부나 하라’는 국가의 압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한길뉴스도 언론으로 등록돼 있다. 부정선거를 찬동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도 언론을 등록할 수 있는데, 토끼풀은 왜 안 되는 것이냐. 전한길이 우리보다 성숙해서 그런 건가”라고 물었다. 또 “지난 계엄 당시 포고령의 언론통제는 6시간 천하로 끝났지만, 청소년 언론에 대한 부당한 제한은 수십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라면서 “365일 24시간 비상계엄 상태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는 “우리 헌법재판은 일의적(一義的)인 기준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 매우 엄격한 심사를 하도록 설계돼 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언론의 발행인이 될 수 없다는 이 일의적인 잣대가 명백히 위헌임을 확신한다”라며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확장해 주는 곳이어야 한다. 나이만을 기준으로 청소년 언론의 길을 막는 이 규정이 위헌으로 판단돼, 우리 청소년들의 역할이 하나 더 늘어나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곧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덕수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막아냈던 헌법소원 전문가인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 전 인터뷰에서도 “토끼풀이 미성년자 발행인 제한 조항 때문에 정식언론 대우를 못 받는다는 것은 헌법적으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법재판소 접수처로 이동해 헌법소원 청구서와 그간 발행한 토끼풀 신문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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