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만 표의 목소리를 가로막았던 ‘거대 양당의 벽’
지난 1월 29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비례대표 3% 봉쇄조항’에 대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할당받기 위해서는 전국득표율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 5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을 뒤엎은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진보당·노동당·녹색당·미래당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인용하며 “해당 봉쇄조항이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론지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 총정수 300명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은 46명으로 전체의 약 15.3%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구조에서 봉쇄조항을 유지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헌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기준으로 비례대표 3%를 넘기기 위해 약 84만 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소수정당에게는 과도하게 높은 진입 장벽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득표율 5%’에서 ‘3%’로 완화되었던 봉쇄조항은 이번 판결을 통해 소멸 수순을 밟게 됐다
그렇다면 이번 위헌 결정은 언제부터 적용될까.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심판 대상 법률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법적 공백을 막기 위해 헌재가 정한 입법 개선 시한까지 국회가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이번 비례대표 봉쇄조항의 경우, 늦어도 다음 국회의원 선거인 2028년 이전에는 법률 개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표만 받아도 당선?” 사실 아니다
한편 이번 결정 이후 “단 한 표만 받아도 국회에 진입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니다. 현행 비례대표 의석은 총 46석으로, 실제 의석 배분을 받기 위해서는 대략 1~2% 수준의 득표인 약 28만표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 표만으로 원내 진입이 가능하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
거대 양당의 벽을 넘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기대
이번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문턱을 낮춤으로써 우리 사회의 갈등을 ‘제도권 정치’ 안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그동안 거대 양당이 대변하지 못했던 기후, 노동, 소수자 인권 등의 의제들이 국회 담판장에서 정식으로 논의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극단적 진영 논리에 매몰된 현재의 정치를 완화하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건강한 의회 민주주의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이번 위헌 결정은 민주적 대표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누구의 목소리도 소외되지 않는 정치’로 나아가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의 효력에 따라 국회는 늦어도 다음 총선인 2028년 이전까지 선거법 개정을 완료해야 한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민의 투표가 온전히 의석으로 연결되는 진정한 ‘표의 주인’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