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선중·한성여중‘체육복 등교’ 전면 허용 / 고명중·성신여중 ‘교복 원칙’ 고수
학교 복장 규정은 학생들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규칙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집을 나설 때부터 하교할 때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규정된 옷차림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피부로 느끼는 규정인 만큼 학생들의 관심과 민감도는 그 어느 교칙보다 높다. 하지만 본지 취재진이 성북구 내 주요 중학교들을 대상으로 복장 규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같은 지역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마다 적용되는 기준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체육복 등교’ 허용 여부와 ‘사복 및 외투’ 착용 기준에서 학교 간의 간극이 가장 뚜렷했다.
체육복 규정, 편리함 VS 단정함
체육복 관련 규정은 학교의 운영 철학과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었다. 가장 개방적인 곳은 삼선중학교와 한성여자중학교였다. 삼선중과 한성여중은 학생들의 활동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체육복 등교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체육 수업이 있는 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체육복을 입고 등교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활동성을 보장하고 환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낭비와 불편함을 덜어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고명중학교는 복장의 단정함을 강조하며 체육복 차림의 등교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학생들은 반드시 지정된 교복을 착용하고 등교해야 하며, 학교 내에서도 정해진 수업 시간 외에는 교복 착용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규정은 학교의 전통과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지로 풀이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신여자중학교는 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시간 제한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성신여중은 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체육복 등하교를 금지하고 있다. 더욱이 체육 수업 전후 1시간 이내에만 환복을 허용하는 시간 제한 규정을 두고 있어,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급하게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체육 수업 직후 땀이 채 식기도 전에 다시 교복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점이 가장 불편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복장 및 사복 규정, 엄격한 성신여중•고명중
교복 외 사복 착용이나 외투 규정에서도 학교별 온도 차는 극명했다. 학생들의 자율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사례로는 동구여자중학교와 한성여자중학교가 대표적이다.
동구여중은 강제적인 처벌 규정으로 학생을 억압하기보다 캠페인을 통해 교복 착용을 독려하는 방식을 택했다. 별도의 엄격한 복장 교칙 없이 학생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운영 방식은 학생들로부터 “현재 교칙에 만족한다” 는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한성여중 역시 회색이나 검은색 사복 바지를 허용하고, 상·하의 중 어느 하나만 교복이면 등교를 인정하는 등 혼용 착용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성여중에서는 핀턱이 있는 바지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용문중학교와 삼선중학교는 사복 착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삼선중은 체육복 등교에는 관대하지만, 사복에 대해서는 축제나 특별 행사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의 정점은 성신여중과 고명중에서 나타났다. 성신여중은 스커트 길이를 ‘뒷무릎선 위 6cm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동절기 외투를 입을 때도 반드시 가디건이나 춘추복을 안에 받쳐 입어야 하는 등 레이어드 규칙까지 상세히 명시하고 있다. 고명중 또한 외투 착용 시 학교에서 지정한 후드집업이나 마이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일반 사복 외투에 대한 제한이 엄격한 편이다.
“우리도 편하고 싶어요” vs “학교의 규율도 중요”
이러한 규정의 차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만족도와 인식의 차이로 연결됐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성여중 재학생 A양은 “교복 바지 대신 편한 사복 바지를 입을 수 있어 학습 집중도가 올라간다”며 “학교 규정이 자유로운 덕분에 선생님들과 복장 문제로 얼굴 붉힐 일이 전혀 없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반면, 규정이 까다로운 학교의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성신여중의 B양은 “체육복 환복 규정 때문에 쉬는 시간 10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탈의실은 좁고 갈아입어야 할 인원은 많아 매번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며 “옆 학교처럼 체육복 등교가 허용되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고명중의 C군은 “두발 규정이나 사복 외투 제한 등이 시대에 뒤처진 느낌을 준다. 학생들의 활동성을 고려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복이 금지된 용문중 학생들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무작정 사복을 허용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사복 데이’를 지정해 운영한다면 평소 교칙 위반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억압보다는 분출구를 마련해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학생 만족도와 직결되는 복장 교칙
이번 조사를 통해 성북구 중학교의 복장 교칙은 학교마다 서로 다른 기준과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같은 중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규정의 내용과 적용 방식에는 확실한 차이가 존재했다. 또한 이러한 차이는 학생들의 인식과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복장 교칙은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학교마다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도 학교의 교육적 목적이 함께 담긴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총괄 및 취재 – 정연서 기자
글 – 정연서, 장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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