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 기간제교사에게만 매년 마약검사를 의무화하는 현행 관행의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서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현재 전국 기간제교사는 9만 명에 육박해 역대 최다”라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불합리한 검증과 차별의 굴레를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2022년 10월 개정된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결격사유)에 근거해 기간제교사는 매년 계약 갱신 시마다 마약검사 결과서를 제출해야 한다. 반면 정규교사는 신규 채용 시 단 한 차례만 제출하면 되며, 수년간 휴직 후 복직하는 경우에도 별도 검사가 요구되지 않는다.
기간제교사노조 조합원 자격으로 발언에 나선 한 기간제교사는 “단 하루의 단절도 없이 지속 근무하면서도 학교를 옮길 때마다 신규채용으로 분류돼 매년 마약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병원 접수 창구에서 느꼈던 위축감과 모멸감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는 또 감기약·소염제 복용만으로도 위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어 재검사에 따른 추가 비용과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떠안는 실태를 지적했다.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장은 마약검사 의무화의 배경을 2023년 윤석열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기조로 규정하고, “기간제교사가 정규교사보다 마약사범이 될 확률이 높다는 근거는 없다”며 동일 업무에 동일 기준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 사진 이음 안병석 기자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부가 채용신체검사 면제 조항은 신설했으나 마약검사 차별 시정에서는 “권한 밖”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뗐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육부가 관련 법률 개정을 위해 국회에 적극적으로 조치했어야 한다”며 책임 회피라고 규탄했다.
학부모 단체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교사가 차별받는 모습을 학생들이 고스란히 보고 배운다”며 “차별을 용인하는 구조는 그 자체로 아이들에게 잘못된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11일, 동일 학교에서 재계약하는 기간제교사에게 마약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인권위 권고가 동일 학교 재계약으로만 한정돼 있어 차별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6개월 이내 재채용 기간제교사에 대한 마약검사 면제를 위한 교육공무원법 개정 ▲신규 입직 기간제교사의 마약검사 비용 교육청 전액 부담 ▲교육부의 명확한 지침 공문 발송 등을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공식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