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가 22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의 직영정비사업소 전면 폐쇄와 GM 부품 물류 하청 노동자 집단 해고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기업의 개별적 경영 판단이 아닌, 외국인 투자기업 구조조정을 방치한 국가 시스템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와 GM부품물류지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국민 혈세로 살렸더니 집단 해고 웬 말이냐’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발언에 나선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은 “한국GM 직영정비 전면 폐쇄와 GM 부품 물류 노동자 집단 해고는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라, 외투기업의 구조조정을 정부가 관리·통제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하나의 사태”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한국GM 정상화를 명분으로 산업은행을 통해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고용 유지와 사업 지속이라는 조건은 사실상 방치됐다”며 공적 자금에 대한 관리 책임을 강하게 지적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GM 부품 물류 노동자들은 20년 넘게 한국GM 공급망의 핵심 공정을 담당해 왔으며, 그동안 고용 승계가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 그러나 한국GM은 지난해 하청 계약을 변경하며 노동자 120명을 집단 해고했다. 노동자들은 이를 개정 노조법(노조법 23조)의 취지를 정면으로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보고 있다.

김용태 GM부품물류지회 지회장은 “노동자들은 일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고용 승계만 보장된다면 즉시 현장으로 복귀해 부품 물류를 정상화하겠다고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GM은 앞에서는 고용 승계를 말하면서, 뒤로는 고용 승계를 삭제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존중 사회는 말이 아니라 현장에서 증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영정비사업소 전면 폐쇄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노조는 직영 정비가 단순한 사업 부서가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의 안전 책임과 사후 관리 체계를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직영 정비를 협력업체로 전면 전환할 경우, 소비자 안전과 리콜 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언자들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의 책임을 차례로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외투기업과 자동차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임에도 구조조정이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는 집단 해고와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직영정비 폐쇄와 집단 해고가 중단되고,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와 정부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