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디저트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두바이 쫀득 쿠키’, 일명 ‘두쫀쿠’다. 바삭한 카다이프 면과 고소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싼 이 디저트는 이른바 ‘오픈런’을 부르는 인기 상품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두바이쫀득’쿠키’는 과연 ‘쿠키’일까?
겉보기와 달리 두쫀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쿠키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모찌나 찹쌀떡에 더 가까운 식감과 제조 방식을 지녔다. 오븐에 굽지 않은 이 디저트를 쿠키라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쿠키의 어원과 유래, 그리고 ‘오븐과 ‘밀가루 반죽’
전통적으로 쿠키를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베이킹이다. 쿠키의 어원인 네덜란드어 쿠키(Koekje)는 ‘작은 케이크를 의미한다. 밀가루를 주성분으로 한 반죽이 오븐의 고열을 거치며 수분이 증발하고, 구조와 풍미가 형성되는 과정이 쿠키의 정체성을 만든다.
하지만 현재 유행하는 두쫀쿠의 주류 레시피에는 밀가루 반죽도, 오븐에 굽는 과정도 없다. 대신 시판 마시멜로를 열로 녹여 유연하게 만든 뒤, 속 재료를 넣고 성형해 굳히는 방식이 사용된다. 제과 공정상으로 보자면 이는 쿠키보다는 ‘누가(Nougat)’나 ‘강정, 혹은 ‘떡의 제작 방식에 훨씬 가깝다.

바삭함 대신 ‘쫀득함’
흥미로운 점은‘쿠키’라는 이름이 붙었음에도 소비자가 이 디저트에서 기대하는 핵심 요소가 쿠키 특유의 바삭함이 아니라, 마시멜로의 ‘쫀득함’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한국 소비자 특유의 떡 식감 선호가 디저트 트렌드와 결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쿠키라는 익숙한 외피를 쓴 채, 전혀 다른 식감을 전면에 내세운 변칙적인 디저트가 탄생한 셈이다.
정의를 이긴 이미지 마켓팅
결국 두쫀쿠 열풍은 현대 소비 시장에서 ‘정의’보다 ‘이미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피스타치오 마시멜로 볼’이라는 정확하지만 낯선 이름보다, ‘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직관적이고 이국적인 명칭이 소비자에게 훨씬 매력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이제 제품의 제조 방식보다, 그 제품이 제공하는 경험에 더 주목한다. ‘쿠키’라는 익숙한 범주에 ‘쫀득함이라는 반전 요소를 결합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름의 경계를 넘어선 트렌드
두바이 쫀득 쿠키는 정통 베이킹의 계보에서는 벗어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을 열풍적으로 사로잡은 트렌드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름은 여전히 쿠키지만, 실체 는 새로운 무언가인 이 디저트는 고정된 정의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주되는 오늘날의 트렌드를 상징하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글 – 장효주, 양예린 기자
